필사 - 시

사랑1 - 김남주

나안 2019. 3. 14. 09:43






사랑1
김남주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

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엎고
제 뼈를 갈아 재를 뿌릴 줄 안다

천 년을 두고 오늘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그리고 가실을 끝낸 들에서
사랑만이
인간의 사랑만이
사과 하나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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