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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의 남자의 인생 - 나안 버전

1절 – 평일의 일상흥덕에서 가산까지 두 시간 거리버스 타고 전철 타고 또 걸어가네모진 세월 속에서도 나 여기 있고참아온 날들이 쌓여 나를 만들었지후렴이게 바로 남자의 인생웃는 날보다 삼킨 말이 많고말없이 흘린 땀방울 끝에시원한 캔맥주 한잔에 마음을 푼다2절 – 주말 산행의 성찰주말이면 광교산을 혼자 오른다가쁜 숨에 마음 얹어 천천히 간다올라가는 길도 고되지만 알겠더라내려올 땐 더 조심스러운 게 인생이란 걸후렴이게 바로 남자의 인생정상보다 내려올 때 더 어렵지하산 후에 막걸리 한 잔오늘도 고생 많았다고 나를 안는다3절 – 지나온 삶과 자식 걱정그럭저럭 오늘까지는 살아냈지만남은 생도 편할지는 알 수 없구나부모 봉양 자식 걱정 다 짊어진 이 나이서로 눈 마주치면 고개 끄덕이는 친구들후렴 (마무리)이게 바로 ..

챗GPT와의 대화 2025.06.12

그곳이 멀지 않다 - 나희덕

그곳이 멀지 않다나희덕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숨을 거둘 때는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아무리 마음을 뻗어보아도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 아침상처도 없이 숲길에 떨어진새 한 마리 넓은 후박나무 잎으로나는 그 작은 성지를 덮어 주었다============================죽음은 끝이 아니라 돌아감이다.사람도 새도 결국 제 자리로 돌아간다.그곳은 멀지 않다.

필사 - 시 2024.08.14

아무도 살지 않아서 좋았다 - 김선우

아무도 살지 않아서 좋았다​김선우​번개 친다, 끊어진 길 보인다 당신에게 곧장 이어진 길은 없다그것이 하늘의 입장이라는 듯 번개 친다, 길들이 쏟아내는 눈물 보인다 나의 각도와 팔꿈치당신의 기울기와 무릎당신과 나의 장례를 생각하는 밤 번개 친다, 나는 여전히 내가 아프다천둥 친다, 나는 여전히 당신이 아프다 번개 친 후 천둥소리엔사람이 살지 않아서 좋았다=======================================번개는 순간이지만, 모든 걸 밝힌다.사랑의 끝도, 길의 단절도, 우리가 감추고 있던 내면의 고통도.김선우의 시는 그 순간의 번쩍임 속에서말로 다할 수 없는 감정의 진실을 드러낸다.아프지 않다고 말하지만,우리는 여전히 ‘나’가 아프고 ‘당신’이 아프다.사람이 살지 않는 천둥의 고요 속에서..

필사 - 시 2024.07.21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조그만 사랑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늘 그대 뒤를 따르던길 문득 사라지고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여기저기서 어린 날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성긴 눈 날린다땅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눈 뜨며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몇송이 눈.

필사 - 시 2024.07.21

별국 - 공광규

별국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필사 - 시 2024.07.21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 황동규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 황동규​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길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길 속에 모든 것이 안 보이고 보인다, 망가뜨리고 싶은 어린날도 안 보이고 보이고, 서로 다른 새떼 지저귀던 앞뒤 숲이 보이고 안 보인다, 숨찬 공화국이 안 보이고 보인다, 굴리고 싶어진다. 노점에 쌓여있는 귤, 옹기점에 엎어져 있는 항아리, 둥그렇게 누워 있는 사람들, 모든 것 떨어지기 전 한 번 날으는 길 위로.

필사 - 시 2024.07.21

춘야 - 소식

춘야(春夜) 소식(蘇軾) 春宵一刻値千金 춘소일각치천금花有淸香月有陰 화유청향월유음歌管樓臺聲細細 가관루대성세세鞦韆院落夜沈沈 추천원락야침침​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으니꽃에는 맑은 향기 달에는 달그림자노래와 피리 울리던 누대도 고요하고그네타던 정원에 밤은 깊어간다 * 제1구 제5자 直을 値로, 제3구 제6, 7 자 寂寂을 細細라고 쓴 판본도 있군요

필사 - 기타 2024.06.13

봄비 - 이수복

근 50여년 된 친구들과 술한잔 하고나니 근 50여년 전 국어 시간에 배웠던 시가 생각나는구나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필사 - 시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