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지리산 둘레길(1)

나안 2009. 8. 17. 22:13

지리산 둘레길,

매일이 휴가같은데 굳이 휴가 갈 필요가 있겠나 싶다가

같이 산보수준의 여행을 하자는 제의가 있어 선뜻 응했다.

광복절 연휴라 막바지 피서 인파에

동서울에서 출발한 버스는 예정 시간을 약 두시간 가까이 허비하고 인월에 도착하였다.

사전 조사가 다소 부족하였지만

먼저 개인 차량으로 도착한 장소장이 대략적인 코스를 잡아놓고 있었다.

첫째날 구간은 전북 남원 인월에서 경남 함양 금계마을인데

지리산 안내센터가 있는 인월에서 매동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매동마을부터 지리산길을 들어선다.

 

 

 

오랜만에 부부가 함께 고속버스로 여행을

 

인월에 도착하여 타고온 버스를 보냈다. 

 

인월부터 매동마을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지리산길을 들어서기 시작하다. 

 

매동마을 입구에서 만난 울산에서 왔다는 동심들,

우물에서 물을 푸는 재미에 신이났다.

 

지리능선을 나란히하고 걷는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작렬하는 뙤약볕도 그저 여행을 즐기는 소품에 불과할 뿐 

 

방향표시는 어디서나 잘되어 있다.

단지 초행길이라 서있는 그자리가 어디인지 알수 있었으면...

우리네 인생도

어찌보면 서있는 그자리가 어디인지 찾고있는 과정이 아닌지?

 

아름드리 고목을 안아보고 

 

고목을 밀어도 보고 

 

 비오듯 흐르는 땀에 잠시 숨을 고른다.

 

 동구재 가는 길에 만난 고목은 아늑한 휴식을 제공한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얘기를 나누다가 

 

어느덧 곁에 와있고 

 

어렸을적 우리네 아버지들이 즐겨 쓰시던 밀집모자로 오늘 뙤약볕을 막아보기로 하였지만

그깟 좀 새어들어오면 어떠하리

 

나무의 기운을 느껴보기도 하고 

 

지리산의 한 능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드러운 목가적인 풍경이 자리하네 

 

많은 여행객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고...

둘레길 여행의 장점은

만나는 길손 모두 언젠가 만난적이 있었던 동반자의 느낌을 주는 것이

서울 근교의 복잡한 산행과 다른 맛이 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수고하십니다."

"즐거운 여행하세요."

초면에 다소 계면쩍은 인사말이지만

여기에서는 그런걸 느낄 필요가 없다.

 

한여름 뭉게구름을 이고 서있는 지리능선

이름을 알면 저게 반야봉이고, 또 무슨 봉이고 불러볼텐데

그게 무어 중요하랴

그저 봉우리는 온전히 그대로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