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지리산 둘레길(3)

나안 2009. 8. 17. 22:21

이른 새벽

인심좋은 아주머니의 새벽밥을 먹고

창원마을을 출발 금계마을 까지 걷는다.

지리산길은 금계마을에서 벽송사를 거쳐 송전마을로 연결되나

벽송사에서 송전까지는 길이 마땅치 않다고한다.

민간인 토지인데

길손이 늘어나다보니 애써키운 농작물에 손이가

그만 길을 폐쇄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린 금계마을에서

차를 타고 동강마을까지 이동한다.

 

 

 

사랑합니다. 내고향 마천을

부모형제를 잃는 것은 세상 이치라 할지라도

고향을 수장시키는 과오는 역사의 오점인 것을...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지리산댐을 반대하는 주민의 목소리가

정지용님의 시를 통해 애닯게 전해진다.

청정지역 지리산에 댐이 건설된다니

생활의 터전이자

삶의 보금자리이고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파괴하는

그런 개발독재는 언제까지 계속될것인가?

 

모종에서 자기 역할을 기다리는 싹이 무우싹인 것 같은데 

 

맛난 시골 밥상을 차려주신 노부부

객지에 나가있는 자식들과

지리산길을 지나가는 손님들을 위해 짓는 황토방이

올 가을 마무리되신단다.

 

어제보다 구름이 많이끼어 이동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구름속의 천황봉이 보면 볼수록 가슴을 설게이게 한다. 

 

 다시 출발한다.

 

 옥수수 밭에서

 

일부러 다음어 놓은것도 아닐터인데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멋진 길이다. 

 

 뒤도 돌아보고

 

서로 가까이 당겨도보고 

 

이번 모임의 살림꾼 한국유머경영학회 이 총무

 

갈길이 멀지만

잠시 뒤를 돌아보고

그만가면 어떠하리

지금 서있는 그 자리가

이미 지리산길이 아니던가?

 

 

 

소나무의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계곡의 물 냄새를 맡아보았는가?

산등성이를 따라 흘러다니는 바람의 얘기를 들어보았는가?

 

임 회장은 고개를 떨구는데

서울에서 춘천까지 걸어도 보았다는 젊은 총무는 아직도 기운이 멀쩡하다.

 

싱그런 아침 이슬을 헤치고 창원마을에서 출발한 우리는

이제 금계마을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