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문경새재-1
절기로 치면 가을인데
비는 하염없이 내립니다.
출발 전까지 우중 산행 걱정에 온갖 상념이 교차하지만
버스에 몸을 맡기니 그저 즐길 생각만 떠 오릅니다.
그렇게 9월 신선봉을 향해 모두 출발하였습니다.
레포츠 공원 주차장에 하차하여 하루 재 설계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다지 높지는 않다지만 빗속의 암릉 산행은 무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오랫만에 나온 정 부대장이 자기가 비를 몰고 온 것 같다고 미안해합니다.
우산을 받쳐 쓴 형님들의 여유도 보기 좋습니다.
어느 분이 흥부네 식구 같다고 하십니다.
환한 미소가 빛납니다.
속절없이 내리는 비를 사이에 두고
목적지였던 신선봉, 마패봉이 아련합니다.
조령3관문에서 비를 피하여 장수막걸리로 목을 축입니다.
자주 술병을 든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다고 수련 주모가 하소연합니다.
많은 비를 맞고 3관문 까지 올라왔지만
내려가는 길은 비가 좀 그치기를 기대합니다.
듬직한 청년들이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콸콸 흘러내리는 물소리까지 담을 수 있다면 더 생생할텐데 ..
그래도 하산하면서 흔적을 남겨봅니다.
비를 피하기 위하여 온 갖 장비들이 총 동원되었습니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지만
신발 안에는 이미 물이 가득했겠지요
내려오는 문경새재 고갯길은 이미 오래전부터
걷고 싶은 길로 유명하였습니다.
오늘은 큰 굉음을 내며 흙탕물이 콸콸 흘러내리는 길이지만
꽃이 피는 봄에
그리고 맑은 여름에
단풍이 만발한 가을에
흰 눈으로 가득찬 겨울의
문경새재 길은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과거보러 가던 선비가 지나던 길이라 해서 과거길로도 불리기도 한답니다.
옛날 과거시험 보러 가는 중에
조령 고갯길을 만나
얼마나 많은 사연이 만들어졌을까 하는 까닭모를 궁금증이 솟아납니다.
큰 형님들의 큰 웃음과
물에 젖어 벋어버린 등산화가 크게 오버랩됩니다.
조령2관문의 모습입니다.
형님들의 모습도 다시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