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새 - 류 근

나안 2011. 5. 9. 16:14

 

류근

지혜로운 새는 세상에 와서

제 몸보다 무거운 집을 짓지 않는다.

바람보다 먼 울음을 울지 않는다.

 

지상의 무게를 향해 내려 앉는

저녁 새 떼들 따라 숲이 저물 때

아주 저물지 못하는 마음 한 자리 병이 깊어서


집도 없이 몸도 없이

잠깐 스친 발자국 위에 바람 지난다.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