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추석, 고아들의 근교 나들이

나안 2011. 9. 15. 08:59

추석 명절이 끝났습니다.

부모님 떠나시고 차츰 명절 때 고향 갈 일이 뜸해지더니

어느 사이엔가 그 생활에 익숙해 진 것 같습니다.

 

고향을 오가며 도로에서 보낸 시간을 무용담처럼 얘기 나누면서

가족, 친지와 안부를 주고 받고

어렸을 적 함께 했던 일들을 생각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는데

이제는 그 시간들을 어떻게 때워야할지

행복 아닌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樹欲靜而風不止 (수욕정이풍부지)

子欲養而親不待 (자욕양이친부대)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공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누가 나무이고 누가 바람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고아가 된 두 부부는 무료함을 달래려 

무작정 아파트를 벗어났습니다.

 

하루종일 웃으며 시시덕거렸지만

서로의 마음 한 켠에는 

구름에 가린 보름 달 뒤에 계실지 모를

각자의 어머님, 아버님 생각을 떠 올렸을겁니다.

 

여름내 비가 내리다

너무 급작스럽게 찾아 온 것 같은 가을

여름이 아직 끝난 것 같지 않은데

그래도 가을은 익어갑니다.

 

지난 여름엔 추억거리며 걱정거리 많았고

다가오는 계절엔 흥분할 만큼 경이적인 날들이 다가오겠지만

오늘,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이 행복을 소중히 간직합니다. 

 

 

광화문 광장 한 켠에는 인공 마네킹이 아닌

배우들이 명절을 나타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네요

 

 

"자북정도"가 자하문 북쪽의 북악산 길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자하문에서 숙정문까지 북악산 성곽길을 돌아봅니다.

 

 

 

 

'맑고 향기롭게'라는 말씀을 남기고 열반하신 법정스님의 흔적이 있는

성북동 길상사에 들렀습니다. 

 

 

경복궁 옆 국립민속박물관입니다. 

 

 

리프트에 몸을 맡기고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에 들어섭니다.

 

 

소나무 숲 우거진 산림욕장에서는

초봄부터 가을까지 쉼없이 뿜어댄다는 피톤치드가 실제 느껴지는 듯합니다. 

 

 

 

 

 

 

 

 

 

 

 

 

 

 

 

 

서울대공원 장미가든에서 

끝물에 접어든 가을 장미들과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들과 함께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