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가을에 - 오세영

나안 2017. 10. 19. 15:06

  

 

 

 

가을에

                               오세영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ᆢ

 

,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ᆢ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