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지는 잎 보면서 - 박재삼
나안
2018. 11. 16. 16:16
11월의 반이 남았는지
11월도 반이 지났는지 ...
신은 1년에 꼴랑 12달을 줘놓고
훌쩍 11달을 가져가 버린다.
올해 여름은 매우 더웠지만
그래도 얼마전까진 파란 하늘이 많았었다.
지금은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탁한 기운이
가득이나 아쉽고 허전한 11월을
더욱 멜랑꼴리하게 만든다.
그래도
"지는 잎 보면서"
아름답고 슬픈 사연들을 새겨넣고
또 새로운 계절을 희망한다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이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 곳이 필요하다는데
어디에 머물러볼까?
어딘가에 무엇을 놓고 온 사람처럼
늘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헤매듯이
자기 자신이 규정한 자기만이
'자기'라고 우기는
'웃기는 짓'은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자신을 대신할 수 없다.
단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서로 의지가 될 뿐이다.
참나무와 삼나무가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는 것처럼 ...
추구집(推句集)의 한 토막이다.
백일막허송(白日莫虛送)이요 청춘부재래(靑春不再來)라
젊은 날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