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겨울여행 - 용혜원

나안 2019. 2. 20. 09:08

 


겨울 여행 / 용혜원

새벽 공기가
코끝을 싸늘하게 만든다

달리는 열차의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들판은
밤새 내린 서리에 감기가 들었는지
내 몸까지 들썩거린다

스쳐 지나가는 어느 마을
어느 집 감나무 가지 끝에는
감 하나 남아 오돌오돌 떨고 있다

갑자기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삶 속에 떠나는 여행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홀로 느껴보는 즐거움이
온몸을 적셔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