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바람이 순하다 - 위성임

나안 2019. 2. 28. 10:05





속이 텅 빈 작은 바다이고 싶다

어둠 속에 지친 허전한 울음 담아

둥근 원 그려내며 꽃잎 무게 받아주는

작은 바다이고 싶다


출렁이지 않는 작은 파도이고 싶다

길 잃어 구를 때 잔잔하게 책장 넘기며

갈 길 찾아주는

잔잔한 파도이고 싶다


은은한 달빛 감싸안고

무사히 항해를 마칠 수 있도록

그대 체온 겨드랑이에 끼워 넣는

바람이 순하다


바람이 순하다 - 위성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