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서릿발 - 송종찬

나안 2019. 3. 14. 09:40




서릿발
송종찬

담배공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담배를 끊으시려 은단을 자주 드셨다

붉은 마리화나를 피우던 나무들이
금단현상인 듯 잎을 떨구고 있다
빈 가지에 맺힌 은단 같은 서릿발

세상과 세상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점들이 무수히 깔려 있다
한때는 불꽃의 사금파리였을

오십 넘어 노안은 찾아오고
멀리도 가까이도 볼 수 없는 지점의
눈 감으면 선명해지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