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아름다운 폐인 - 김영승

나안 2019. 8. 1. 14:12

 

아름다운 폐인

김영승

나는 폐인입니다

세상이 아직 좋아서

나 같은 놈을 살게 내버려 둡니다

착하디 착한 나는

오히려 너무나 뛰어나기에 못 미치는 나를

그 놀랍도록 아름다운 나를

그리하여 온통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나를

살아가게 합니다

나는 늘 아름답습니다

자신있게 늘 아름답습니다

그러기에 슬픈 사람일 뿐이지만

그렇지만 나는 갖다 버려도

주워 갈 사람 없는 폐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