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해질녘 - 채호기

나안 2019. 8. 28. 11:21

 

해 질 녘

채호기


따뜻하게 구워진 공기의 색깔들

 

멋지게 이륙하는 저녁의 시선

 

빌딩 창문에 불시착한

구름의 표정들

 

발갛게 부어오른 입술과

꽃잎처럼 벙글어지는 하늘

 

태양이 한마리 곤충처럼 밝게 뒹구는

해 질 녘. 세상은 한 송이 꽃의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