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도봉(道峰) - 박두진
나안
2019. 9. 30. 14:04

도봉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갖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