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처음 가는 길 - 도종환

나안 2021. 1. 12. 13:36

처음 가는 길
                            도종환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은 없다
다만 내가 처음가는 길일 뿐이다
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
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다
두려워마라 두려워하였지만
많은 이들이 결국 이 길을 갔다
죽음에 이르는 길 조차도
자기 전 생애를 끌고 넘은 이들이 있다
순탄하기만 한 길은 아니다
낯설고 절박한 세계에 닿아서 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