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돈 - 박용하

나안 2021. 3. 26. 16:27


                                                     박용하
 
나는 어느 덧 세상을 믿지 않는 나이가 되었고
 
이익 없이는 아무도 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
이익 없이는 아무도 가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부모 형제도 계산 따라 움직이고
마누라도 친구도 계산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게 싫었지만 내색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고
 
너 없이는 하루가 움직이지 않았고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