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할미꽃

나안 2011. 4. 4. 18:21

 

 

베란다에서 피어 난 할미꽃

두어해 전 우리 집으로 이사와

올해 겨울 혹독한 추위를 자양분삼아 꽃망울을 터뜨렸다.

어렸을 적 양지바른 무덤가에 군데군데 피어나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 노릇을 하던 할미꽃

꽃잎이 붉은 빛을 머금을 땐 굽은 등 보이다가

꽃술만 남으니 고개를 곧추선다.

시골 무덤가에서 무심코 보던 그 꽃을

가까이에서 며칠간 바라보고 있노라니

문득

어머니 누워계신 그 자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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