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까닭 한 용 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
< 강원도 고성 건봉사의 만해선생 시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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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사랑하는 사람
사랑은 언제 빛나는가.
젊고 예쁠 때? 웃고 있을 때? 건강하고 강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고 믿는다.
그러나 한용운의 시 「사랑하는 까닭」은 그 질문에 아주 다르게 답한다.
진짜 사랑은 ‘홍안’이 아니라 ‘백발’을, ‘미소’가 아니라 ‘눈물’을,
‘건강한 날’만이 아니라 ‘죽음조차도’ 함께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말한다.
남들이 보기엔 사라져버린 것, 초라해진 것, 아픈 것들 속에서도
그 사람을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시간이 아니라 진심이 쌓아올린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눈부신 순간보다,
낮고 어두운 시간 속에서 더 빛난다.
그대가 나의 백발을, 눈물을, 마지막까지도 사랑해준다면
나는 그대에게 나의 전 생애를 맡겨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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