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송년회 일정이 잡히는 시절이니 한 해도 다 저무는가보다.
바햐흐로 완연한 늦가을
노랗고 빨간 단풍
억새며 갈대 등 계절을 치장하는 소품들은 때론 주인공으로 변하곤 한다.
고향 근처에 있으면서 억새 군락지로도 많이 알려진 오서산,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른 새벽 사당역에 모여
40여명의 회원을 실은 버스는 익숙한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당초 들머리로 잡았던 곳은 성연주차장인데
오서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명대계곡 주차장에 하차하였다.
그야말로 운전사 맘대로다.
그래도 오히려 짧아진 등로에 안도(?)의 기쁨을 나누며 익숙한 솜씨로 인증샷을 준비한다.

오늘의 여정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다.


출발,
발걸음이 가볍다.




조용한 암자, 월정사
도회에서 내려간 이들에게는 조그만 돌탑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아로미 작가의 셔터가 숨가쁘게 돌아간다.
파사체들의 행복이 카메라에 가득 담긴다.



탁 트인 곳에서 아래를 내려 본다.
안개인지 황사인지 모르지만 희미한 시야사이로
아직 타작하지 않은 논들이 어렴풋하게 들어온다.




전일 주(酒)님 덕분에 하마터면 산행을 놓칠뻔 했다던 후문인데,
이번 산행지가 최근 산행 중 가장 멋졌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어디 있는지 모를 주님에 감사




정상부에 오르니 펑퍼짐한 능선이 푸근한 기분을 선물한다.
세상사 잠시 잊고
바람에 흔들이는 억새와 말을 나눈다.


나에 대한 관심인가?
정상석에서 잠깐 착각을 한다.
어서 내려오란다.
많은 이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몇 잎 안남은 나목(裸木) 아래,
네 여인의 행복한 표정이 남심을 흔든다.














깊어가는 가을 아쉬운 탓인지,
가을색 보다 더 원색으로 치장한 산객들이 전망대에 가득하다.




억새밭에
억수로 예쁜 한 여인이 손을 올려 행복한 몸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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