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쓸쓸한 시절 - 이장희

나안 2021. 11. 24. 19:58

쓸쓸한 시절
                       이장희(19001929)

어느덧 가을은 깊어
들이든 뫼이든 숲이든
모다 파리해 있다

언덕 우에 오뚝히 서서
개가 짖는다
날카롭게 짖는다

빈 들에
마른 잎 태우는 연기
가늘게 가늘게 떠오른다

그대여
우리들 머리 숙이고
고요히 생각할 그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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