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아침
상춘객이 넘쳐 행여 길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어찌할까 하는 마음에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도로 사정은 생각보다는 훨씬 여유롭다.
실치회 맛보기 번개 모임에 참석한 다(정)기사를 포함한 5명(연두, 소천, 오선, 우정)은
서해안 고속도로 송악 나들목을 빠져나온다.
석문 방조제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워
바닷가 쪽에서는 굴을 따고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밀물쪽에서는 봄 내음이 물씬한 쑥을 캔다.
자리를 옮겨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구경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당진 왜목마을에 들른다.
호객행위를 하는 횟집 주인들의 목소리가 오늘 장사에 대한 기대가 무척 큰 것 같다.
할머니가 직접 캐신 생굴을 맛보고 대호방조제를 지나 목적지인 삼길포항으로 출발한다.
삼길포항은 자그마한 항구지만 어느덧 많이 소문이 나서 펜션도 제법 들어서고
주말에는 각지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단다.
배에서 싱싱한 회를 떠서 매운탕에 먹을 수도 있지만 오늘 목적이 실치 맛 즐기기인지라
리어카에서 인심좋은 아줌마가 무친 실치회 맛을 본다.
실치는 초장에 비벼서 바로 먹을 수도 있지만 참기름, 설탕, 야채 등등
여러가지를 무쳐 먹으면 더 맛이 있고
또 계란에 풀어서 부침개로 해먹어도 좋단다.
실치회는 4, 5월 약 2개월간 먹을 수 있지만 늦으면 약간 쓴맛이 나기도 한다.
싱싱한 생굴과 바지락이 많이 들어간 해물칼국수와 파전으로 배를 불리고
서산 재래시장에 들른다.
싱싱한 야채와 바닷가 근처 동네가 각종 해산물이 풍성한 서산장에
아줌마들을 풀어놓으니 모두 신이났다.
실치, 쭈꾸미, 꽃게, 간자미, 어리굴젓, 감태, 실치(뱅어)포, ....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
부산한 시장 구경을 마치고 개심사 근처에 위치한 목장 구경을 한다.
벌판에 뛰노는 소는 우리 안에 있어 구경할 수 없지만
아담한 언덕의 너른 목장은 가슴을 환하게 열어준다.
해마다 벛꽃 축제를 하는 동네이기도 한데 아직 햇볕이 따스한 곳을 제외하곤 봉우리만 맻혀있다.
목장의 푸른 보리밭을 배경으로 모두 모델이 되어본다.
옛날 보리밭은 청춘 남녀간의 밀회의 장소로도 애용되었다는
선배님들의 경험담(?)인지 아닌지 알듯말듯한 농으로 오늘 봄 구경은 거의 마무리된다.
여행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누구랑 같이 가는지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 모두 중요하다.
모처럼 발길 닿는 대로
좋은 분들과 함께
맘껏 즐긴 봄 나들이였다.
다기사 운전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