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능소화 / 김명인 주황 물든 꽃길이 봉오리째 하늘을 가리킨다 줄기로 담벼락을 치받아 오르면 거기, 몇 송이로 펼치는 生이 다다른 절벽이 있는지 더 뻗을 수 없어 허공 속으로 모가지 뚝뚝 듣도록 저 능소화 여름을 익힐 대로 익혔다 누가 화염으로 타오르는가, 능소화 나는 목숨을 한순간 몽우리째 사르는 저 불꽃의 넋이 좋다 가슴을 물어라, 뜯어내면 철철 피 흘리는 천근 사랑 같은 것, 그게 암 덩어리라도 불볕 여름을 끌고 피나게 기어가 그렇게 스러질 너의 여름 위에 포개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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