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술 한잔 - 정호승

나안 2019. 3. 29. 09:15





술한잔

정호승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 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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