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3

동행 - 이정하

동행 이정하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스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혼자였다.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혼자였다. 기대고 싶을 때 그의 어깨는 비어있지 않았으며, 잡아 줄 손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그는 저만치서 다른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 산다는 건 결국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일이다.비틀거리고 더듬거리더라도 혼자서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들어선 이상 멈출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그 외길...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아아, 그것처럼 내 삶에 절실한 것은 없다

필사 - 시 2019.09.03

두 길 - 이정하

두 길 이정하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서 우리 가는 삶의 길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렇듯 다른 길을 함께 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서 슬픔과 고뇌는 시작되느니 사랑하는 사람아 날 저물어 길 끊기고 집 떠난 새들도 둥지로 돌아갈 때 어디 마음 뉘일 곳 없거든 손 한 번 내밀어 보라 맞잡은 손 그 따스함으로 이 한 밤 넉넉히 지낼 수 있으니 다른 길이면 어떤가 그와 내가 손을 잡고 있는 한 두 길은 하나가 되느니 그 한 길로 영원을 가느니

필사 - 시 2019.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