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울 소리 이수익 청계천 7가 골동품 가게에서 나는 어느 황소 목에 걸렸던 방울을 하나 샀다. 그 영롱한 소리의 방울을 딸랑거리던 소는 이미 이승의 짐승이 아니지만, 나는 소를 몰고 여름 해질녘 하산(下山)하던 그날의 소년이 되어, 배고픈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마을로 터덜터덜 걸어 내려왔다. 장사치들의 흥정이 떠들썩한 문명(文明)의 골목에선 지금, 삼륜차가 울려 대는 경적이 저자 바닥에 따가운데 내가 몰고가는 소의 딸랑이는 방울소리는 돌담 너머 옥분이네 안방에 들릴까 말까, 사립문 밖에 나와 날 기다리며 섰을 누나의 귀에는 들릴까 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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