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 |
낙화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 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잎 아래, 별리 - 나태주 (0) | 2019.03.29 |
---|---|
대설주의보 - 최승호 (0) | 2019.03.29 |
목련후기 - 복효근 (0) | 2019.03.29 |
사랑법 - 강은교 (0) | 2019.03.29 |
술 한잔 - 정호승 (0) | 2019.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