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사람의 일 - 천양희

나안 2019. 10. 14. 09:49



사람의 일

천양희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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