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며 눈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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