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국화꽃 그늘을 빌려 - 장석남

나안 2020. 11. 27. 12:56

국화꽃 그늘을 빌려
                              장석남

국화꽃 그늘을 빌려
살다 갔구나 가을은
젖은 눈으로 며칠을 살다가
갔구나

국화꽃 무늬로 언
첫 살얼음

또한 그러한 삶들
있거늘

눈썹달이거나 혹은
그 뒤에 숨긴 내
어여쁜 애인들이거나

모든
너나 나나의
마음 그늘을 빌려서 잠시
살다가 가는 것들
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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