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겨울사랑 - 고정희

나안 2020. 12. 18. 11:02

겨울사랑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는  (0) 2021.01.08
설야 - 한용운 외  (0) 2020.12.18
산산조각 - 정호승  (0) 2020.12.18
절정 - 이육사  (0) 2020.12.18
바닷가에서 - 오세영  (0) 202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