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 장기려

나안 2021. 5. 18. 22:32

 

송도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장기려
 
수도꼭지엔 언제나 시원한 물이 나온다.
지난 겨울엔 연탄이 떨어지지 않았다.
쌀독에 쌀을 걱정하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세끼 밥을 먹었다.
 
사랑하는 부모님이 계신다.
언제나 그리운 이가 있다.
고양이 한 마리 정도는 더 키울 수 있다.
그놈이 새끼를 낳아도 걱정할 일이 못된다.
 
보고 듣고 말함에 불편함이 없다.
슬픔에 울고 기쁨에 웃을 수 있다.
사진첩에 추억이 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기쁠 때 볼 사람이 있다.
슬플 때 볼 바다가 있다.
밤하늘에 별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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