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아버님의 안경 - 정희성

나안 2021. 6. 26. 16:44

 

아버님의 안경
                                정희성
 
돌아가신 아버님이 꿈에 나타나서
눈이 침침해 세상일이 안 보인다고
내 안경 어디 있냐고 하신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나는
설합에 넣어둔 안경을 찾아
아버님 무덤 앞에 갖다 놓고
그 옆에 조간신문 한 장 놓아 드리고
아버님, 잘 보이십니까
아버님, 세상일이 뭐 좀 보이는게 있습니까
머리 조아려 울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