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기타

월하독작(月下獨酌) - 이백

나안 2023. 3. 12. 12:17

월하독작(月下獨酌) (1)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月旣不解飮(월기불해음)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我舞影零亂(아무영영란)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달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시다

꽃 사이에서 술 한 병 놓고
아는 이 아무도 없이 홀로 마시다가,
잔을 들어 밝은 달을 청해오고
그림자 마주하니 세 사람이 되었네.
달은 본시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공연히 나만 따라하지만,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여
모름지기 이 봄을 즐기리.
내가 노래하면 달은 서성이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는 어지러이 움직이는데,
깨어 있을 때는 함께 즐기며 기뻐하지만
취한 후에는 각각 흩어지겠지.
시름없는 무정한 교류 영원히 맺어
아득한 은하수 너머에서 서로 기약하세.
月下獨酌 (2)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 하늘에 주성이 있을 리가 없고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 땅이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 땅에 어찌 주천이 있겠는가.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 천지가 이미 술을 즐겼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 술 즐김이 어찌 부끄러우랴.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 듣기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복도탁여현) ...... 탁주를 일러 현인과 같다 하니
聖賢旣已飮(성현기이음) ...... 성현을 이미 다 마신 후에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 신선을 더 구하여 무엇하랴.
三盃通大道(삼배통대도) ...... 석 잔 술로 큰 도를 통하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 한 말 술에 자연과 하나 되나니
俱得醉中趣(구득취중취) ...... 취하고 취하여 얻는 즐거움을
勿謂醒者傳(물위성자전) ...... 깨어 있는 이에게 전하지 말라.

        月下獨酌 (3)

三月咸陽城(삼월함양성) ..... 삼월이라 함양성에
千花晝如錦(천화주여금) ..... 갖가지 꽃핀 낮이 비단 같구나.
誰能春獨愁(수능춘독수) ..... 뉘라서 이 봄 수심에 잠기리
對此徑須飮(대차경수음) ..... 이 풍경 마주하여 마시리로다.
窮通與修短(궁통여수단) ..... 궁핍하거나 형통함, 명의 길이가 짧음도
造化夙所稟(조화숙소품) ..... 일찍이 조물주로부터 받은 것이니
一樽齊死生(일준제사생) ..... 한 잔의 술이면 삶과 죽음이 같은 것이요
萬事固難審(만사고난심) ..... 세상만사는 원래 알기가 힘든 것이다.
醉後失天地(취후실천지) ..... 술에 취하여 천지를 잃어버리고
兀然就孤枕(올연취고침) ..... 쓰러져 홀로 잠에 빠지면
不知有吾身(부지유오신) ..... 이 내 몸이 있음도 모르게 되니
此樂最爲甚(차락최위심) ..... 이 즐거움이 으뜸이로다.

        月下獨酌 (4)

窮愁千萬端(궁수천만단) ..... 근심걱정은 천만 가지요
美酒三百杯(미주삼백배) ..... 아름다운 술은 삼 백잔이라.
愁多酒雖少(수다주수소) ..... 근심은 많고 비록 술은 적으나
酒傾愁不來(주경수불래) ..... 술잔을 기울이면 근심은 오질 않네.
所以知酒聖(소이지주성) ..... 하여 술을 성인에 비유함을 알겠구나.
酒酣心自開(주감심자개) ..... 술을 마시면 마음이 절로 열리고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 ..... 수양산에서 먹기를 사양했던 백이숙제나
屢空飢顔回(누공기안회) ..... 빈 쌀뒤주에 굶주린 안회나
當代不樂飮(당대불락음) ..... 살아 생전 술 마시기를 즐기지 않았다면
虛名安用哉(허명안용재) ..... 헛된 이름 남겨 어디 쓰겠나.
蟹螯卽金液(해오즉금액) ..... 게의 집게발 안주는 황금액이요
糟丘是蓬萊(조구시봉래) ..... 술지게미 더미는 봉래산이라.
且須飮美酒(저수음미주) ..... 모름지기 아름다운 술을 마시며
乘月醉高臺(승월취고대) ..... 달을 타고 취하여 놓은 대에 오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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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사이에
작은 술잔 하나 놓고
나는 조용히 잔을 들었다

같이 마실 사람은 없지만
괜찮아
오늘은 달을 부르고
그림자까지 불러
우리 셋이 함께다

달은 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내 잔을 물끄러미 바라보겠지
그림자는 말 없이
내 몸을 따라 춤추겠지

봄밤은 짧고
기분은 좋고
마음은 가볍다

내가 노래하면
달빛이 흔들리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비틀거린다

술이 깨어 있으면
우린 함께 웃고
술이 깊어지면
조용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겠지

그래도 좋다
우리는 오늘을 함께했고
다음 생, 다음 밤
어딘가 별들 너머에서
다시 만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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