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강1(曲江1)
一片花飛減却春 (일편화비감각춘) 꽃잎 하나 날려도 봄이 가는데
風飄萬點正愁人 (풍표만점정수인) 수만 꽃잎 흩날리니 사람의 근심 어찌 할까
且看欲盡花經眼 (차간욕진화경안) 지는 꽃 보고 어른거림 잠깐 사이려니
莫厭傷多酒入脣 (막염상다주입순) 서글픔 많다 말고 술이나 마시자.
江上小堂巢翡翠 (강상소당소비취) 강변의 작은 정자 비취가 둥지 틀고
苑邊高塚臥麒麟 (원변고총와기린) 궁원 큰 무덤에 기린 석상 누워있네.
細推物理須行樂 (세추물리수행낙) 사물의 이치 헤아려 즐겨야 하리니
何用浮名絆此身 (하용부명반차신) 어찌 부질없는 이름으로 몸을 얽어 맬 건가
시인은 쇠락일로(衰落一路)에 있는 나라와 가족과 도탄에 빠진 민중을 위해 하는 일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음을 개탄하며 곡강(曲江)의 부귀와 연락(宴樂)의 흔적들이 세월이 지나며 퇴색되는 현실에 유한한 인생을 대입한다.
曲江2(곡강2)
朝回日日典春衣 (조회일일전춘의) 조정에서 나오면 봄옷을 잡혀 놓고
每日江頭盡醉歸 (매일강두진취귀) 매일 강 언덕에서 만취하여 돌아오네.
酒債尋常行處有 (주채심상행처유) 가는 곳마다 외상 술값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 (인생칠십고래희) 인생 칠십 년은 옛부터 드문 일.
穿花蛺蝶深深見 (천화협접심심견) 꽃사이 호랑나비 깊숙히 보이고
點水蜻蜓款款飛 (점수청정관관비) 강물 위에 점을 찍듯 잠자리 난다.
傳語風光共流轉 (전어풍광공류전) 풍광도 말 전하리 함께 흘러 가는데
暫時相賞莫相違 (잠시상상막상위) 잠시 서로 즐기세 원망하지 말라
두보(杜甫)는 곡강(曲江)가에서 1년간 술을 마시며 시를 썼다.
조정에서 퇴근하면 곡강가에서 돈이 없어 옷 잡혀 술이 취해 돌아오고, 술 집마다 외상값 않 걸린 집 없지만, 人生七十古來稀라,
인생 70도 살기 어려운 짧은 유한한 생을 살며 해결하지 못하는 많은 번민을 대자연의 풍광과 꽃밭사이 호랑나비, 잠자리에 비교하며 자연과 더불어 즐겨보자고 시인의 불편한 심사를 묘사한다.
曲江3(곡강3)
曲江蕭條秋氣高 (곡강소조추기고) 곡강에 쓸쓸한 가을하늘 높고 푸르며
菱荷枯折隨風濤 (능하고절수풍도) 마름 연꽃 시들어 바람과 물결따라 흐르네.
遊子空嗟垂二毛 (유자공차수이모) 떠돌이(두보) 하염없이 흑백머리 늘어지네
白石素沙亦相蕩 (백석소사역상탕) 흰돌과 흰 모래 그 또한 술렁이고
哀鴻獨叫求其曹 (애홍독규구기조) 슬픈 외기러기 짝을 찾아 서글피 울고가네.
두보의 방황하던 시절에 느끼는 서글픈 가을 풍경을 묘사하며 안정되지 못한 스스로의 생활에 막을 길 없는 백발을 한탄하며 짝을 찾는 외기러기의 서글픈 울음으로 시인의 마음을 그린다.
曲江4(곡강4)
卽事非今亦非古 (즉사비금역비고) 현실을 시로 읊으니 현재도 옛날도 아닌
長歌激越捎林莽 (장가격월소림망) 길게 격한 탄식에 숲과 잡초 흔들리네.
比屋豪華固難數 (비옥호화고난수) 즐비한 호화주택 헤아리기 어렵고
吾人甘作心似灰 (오인감작심사회) 차라리 마음을 타버린 재와 같이 지니고
弟姪何傷淚如雨 (제질하상누여우) 동생 조카 이웃들아 눈물이 비오 듯 상심할 것 없네
두보는 이 시에서 정치적이나 사회적 부조리와 부패, 모순에 항거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 시는 역사적으로 지도층의 부패와 정치가 부패할 때마다 회자되는 명시이다.
당시 당 현종과 양귀비 일가의 극심한 사치와 극에 달한 권력의 횡포를 시에 담으니 고금에 없는 시가 되었다. 너무 개탄스러워 숲과 잡초가 흔들릴 정도로 두보 스스로의 마음을 타버린 재와 같이 묻어 두겠다는 의지와 비오듯 흐르는 눈물로 상심할 것 무어냐고 스스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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