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별국 - 공광규

나안 2024. 7. 21. 11:55

별국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숟가락에 달이 건져 올라와

배가 불렀다

 

숟가락과 별이 부딪치는

맑은 국그릇 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어머니의 눈에서

별빛 사리가 쏟아졌다.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그만 사랑노래 - 황동규  (0) 2024.07.21
농담 한 송이 - 허수경  (0) 2024.07.21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 황동규  (0) 2024.07.21
인생 - 문정희  (0) 2024.03.25
봄비 - 이수복  (0)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