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공원에서

나안 2007. 12. 12. 15:00

지난 달 새로 정비된 회사 근처 공원내 트랙이 걷기에 무척 편합니다.
가끔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있음을 확인하고
눈을 감고 걸어보곤 합니다.
한발, 두발 눈감고 걸어보는 잠깐의 시간동안
무수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내가 바로 가고 있는걸까?'
'무엇에 걸려 넘어지면 어쩌나?'
'누구랑 부딪히지는 않을까?'

 

눈감고 스무걸음 걷기가 어렵고 설흔걸음 걸으면 도저히 계속 걸을 수 없습니다.
곧바로 걸었다고 생각했을 때도 눈을 떠보면
이미 방향은 애초 생각과 달리 많이 벌어져 있습니다.내가 가는 방향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계속 주시하지 않고는 제대로 길을 갈 수 없습니다.
트랙 자체가 나침판이고
마주보고 서 있는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이정표이기 때문입니다.
길이 없고 주위에 아무런 표지물이 없을 때
나는 과연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혼자서는 어디에도 갈 수 없습니다.
함께하는 동반자가 필요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스승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내가 마주하는 모두가 동반자요 나의 스승이고
그들은 내 안에 이미 존재합니다.

 

스승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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