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나무와 허공 - 오규원

나안 2015. 12. 14. 09:45

 

나무와 허공
규원




잎이 가지를 떠난다 하늘이
그 자리를 허공에 맡긴다

무성했던 잎
갈 바람 소슬한 느낌 사이로 갈참나무 잎이 떨어진다.
빈자리엔 파란 허공이 가득하다.
저렇게 예쁘게 떨어지면 될 일인데
한 여름 소낙비,
벼락과 천둥 견디느라 얼마나 애썼을까?
빛 바랜 남은 몇 잎
눈이라도 잠시 쉬어가게
원래 빈자리,
앞으로 비게 될 자리 지켜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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