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개나리꽃 핀다 - 신달자

나안 2019. 3. 5. 16:37



 

개나리꽃 핀다

                                        신달자

 

바람 부는 3

진회색 개나리 가지들 속에서

노오란 머리 비집고 나오는

신생아들

순금의 애기부처들이

지난해 못다 준 말씀들

세상에 와르르 쏟아내고 계시다

온 몸으로 순금의 등을 켜고

거리에 순금의 자비를 내리신다

화가 잔뜩 난 사람들 여기를 봐라

하늘의 선물로 내린 빛의 아기들

세상을 순화 시키려고

거리마다 신생아실을 짓는다

절하라

거기가 어디든 모두 법당 안이다

아기부처들을 태운 황금마차가

세상의 거리를 달려간다

3월 설법으로

개나리꽃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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