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송수권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 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릇 씻어 엎다 보니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다
우리 생에서 몇 번이나 이 빈 그릇
엎었다
되집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깨진 접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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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시인은 매우 일상적인 행위인 혼밥을 통해, 인간 존재의 고독과 유한성을 깊이 있게 성찰합니다. 특히 마지막의 ‘깨진 접시’는 단순한 사물의 파손이 아니라, 삶이 깨지는 소리처럼 들려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이 시는 시간의 흐름, 생의 무상함, 그리고 고독한 인간 존재를 담담하게 묘사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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