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혼자 먹는 밥 - 송수권

나안 2019. 5. 23. 15:01

 

 

혼자 먹는 밥

송수권

 

혼자 먹는 밥은 쓸쓸하다

숟가락 하나

놋젓가락 둘

그 불빛 속

딸그락거리는 소리

 

 

 

그릇 씻어 엎다 보니

무덤과 밥그릇이 닮아 있다

우리 생에서 몇 번이나 이 빈 그릇

엎었다

되집을 수 있을까

 

창문으로 얼비쳐드는 저 그믐달

방금 깨진 접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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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시인은 매우 일상적인 행위인 혼밥을 통해, 인간 존재의 고독과 유한성을 깊이 있게 성찰합니다. 특히 마지막의 ‘깨진 접시’는 단순한 사물의 파손이 아니라, 삶이 깨지는 소리처럼 들려와 독자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

이 시는 시간의 흐름, 생의 무상함, 그리고 고독한 인간 존재를 담담하게 묘사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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