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그란 길로 가다 - 박노해 (0) | 2019.11.14 |
---|---|
잠깐 - 박목월 (0) | 2019.10.29 |
가을볕 - 박노해 (0) | 2019.10.14 |
나이 - 김재진 (0) | 2019.10.14 |
사람의 일 - 천양희 (0) | 2019.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