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 신비
박규리
산너머 산이 없었다면
어쩌랴
산을 좇아 산을 따라
산을 쌓는 사람아,
우뚝 선 저 산
목구멍까지 턱턱 숨차오르는 산
그 너머 아련하게 자태 감추고
다시, 투명하게
존재하는 산
......산은 산이 아니다 산은 더이상 산이 아니다......
......산은 더이상 산이 아니라 신비다 신비가 아니라면......
무슨 힘으로 저 산 넘고 또 넘겠나
신비가 아니라면,
지금 이 산이 다 무슨 소용있겠나
산 없인 살아도 신비 없인 살 수 없는 사람아!
도대체 신비가 아니라면,
어찌 다시 나를 떠나, 그대
저 산을 늙은 바람처럼 홀로 넘고 있겠나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평역에서 - 곽재구 (0) | 2023.04.21 |
---|---|
희망가 - 문병란 (0) | 2023.04.20 |
노래(죽창가) - 김남주 (0) | 2023.03.21 |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0) | 2023.03.14 |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0) | 2023.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