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별밭에 누워 - 박두진

나안 2020. 12. 7. 13:19

별 밭에 누워 / 박두진

바람에 쓸려가는 밤하늘 구름 사이
저렇게도 파릇한 별들의 뿌림이여
누워서 반듯이 바라보는
내 바로 가슴 내 바로 심장 바로 눈동자에 맞닿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그 삼빡이는 물기 어림
가만히 누워서 바라보려 하지만
오래오래 잊어버렸던 어린 적의 옛날
소년쩍 그 먼 별들의 되살아옴이여
가만히 누워서 바라보고 있으면
글썽거려 가슴에 와 솟구치는 시름
외로움인지 서러움인지 분간 없는 시름
죽음일지 이별일지 알 수 없는 시름
쓸쓸함도 몸부림도 흐느낌도 채 아닌
가장 안의 다시 솟는 가슴 맑음이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울고 싶음이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소리지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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