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 시

못 - 정호승

나안 2023. 3. 12. 11:38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붙들어두고 싶은 사람, 순간, 감정이 있다. 그러나 인생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박히는 못이 아다. 그리움은 허공에 흩날리고, 사랑은 물 위에 퍼지는 잔물결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못질을 한다.
붙잡을 수 없어도, 닿지 않아도, 어딘가에 남기고 싶어서.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며, 그리움을 견디는 방법일테니까...

 

못 
                      정호승
 
내 그대가 그리워 허공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물 위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필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 이성부  (0) 2023.03.12
배움의 양식 - 이정록  (0) 2023.03.12
마음의 북극성:이순(耳順) - 박남준  (0) 2023.03.12
나무 - 고진하  (0) 2023.03.12
계란을 생각하며 - 유안진  (0)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