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멀지 않다
나희덕
사람 밖에서 살던 사람도
숨을 거둘 때는
비로소 사람 속으로 돌아온다
새도 죽을 때는
새 속으로 가서 뼈를 눕히리라
새들의 지저귐을 따라
아무리 마음을 뻗어보아도
마지막 날개를 접는 데까지 가지 못했다
어느 겨울 아침
상처도 없이 숲길에 떨어진
새 한 마리
넓은 후박나무 잎으로
나는 그 작은 성지를 덮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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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끝이 아니라 돌아감이다.
사람도 새도 결국 제 자리로 돌아간다.
그곳은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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